Director's Note · 소장 노트 02
2026. 7. 23.

첫 홈페이지를 만들며

연구소 홈페이지를 외주 없이 직접 만들었다. 물론 클로드라는 AI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. 비용을 아끼려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.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. 나만의 연구 철학이 화면의 구조와 문장, 색 하나에까지 그대로 배어들기를 바랐기 때문이다. 이 홈페이지는 연구소의 간판이기 이전에, 앞으로 내 연구가 차곡차곡 쌓여 갈 아카이브다. 연구소가 무엇을 묻고 어떤 순서로 답해 가는지가 이 공간의 뼈대가 될 텐데, 그 뼈대를 세우는 일을 남의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았다.

가장 공을 들인 것은 로고였다. 연구 철학을 작은 이미지 하나로 표현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. 여러 추천 이미지를 받아 두고 고르고, 지우고, 다시 다듬기를 반복했다. 로고 가운데 물결 표시는 변화하는 세상을 의미하고, 상단의 작은 동그라미 세 개는 사람을 의미한다. 하단의 ㅂ은 짐작하겠지만 '법'을 의미한다. 내가 생각하는 '법학이 가야 할 길'을 형상화했다. 누군가에게는 그저 장식으로 보이겠지만, 나에게는 좋은법연구소가 가려는 길을 요약한 한 문장과 같다.

뜻밖에 가장 오래 붙들었던 고민은 이 '소장 노트'를 홈페이지에 넣을지 여부였다. 소장 노트는 연구소의 공식 문서가 아니라 내 개인의 기록이다. 서툰 판단과 흔들리는 마음, 어쩌면 나의 치부까지 드러나게 될지도 모른다. 그럼에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, 내가 가는 이 길이 누군가에게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. 기관 밖에서 연구자로 살아보려는 사람에게, 앞서 걷는 사람의 기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지도가 된다.

내가 가는 이 길이, 누군가에게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.

공개할 수 있는 수준의 홈페이지가 완성된 지금, 심정은 말할 수 없이 벅차다. 기관에 소속되어 있을 때는 일이 많은 것이 늘 스트레스였다. 지금은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, 밤잠을 설칠 만큼 행복하다. 스스로 도파민 과다 분비가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. 이 공간을 잘 가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다.

첫 화면에 걸어 둔 문장처럼, 책 속에 멈춰 서 있는 조문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천되는 법을 찾는 일이 이곳에서 시작된다. 이 홈페이지는 그 출발선이다.

※ 이 글은 연구소의 공식 견해가 아닌 소장 개인의 기록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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